지난 12월 31일 밤 10시 친구를 만나 방배동 먹자골목에 갔다. 지난봄에 갔을 때는 골목이 간판과 점포조명으로 대낮 같았는데 31일의 골목은 어둡고 침침했다. 절반 이상의 점포들에 조명이 꺼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불이 켜진 식당에 들어갔는데 손님은 한 명도 없고 주인 아주머니만 있었다. 아주머니와 요즘 경기에 대해 얘기를 나눠 봤는데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쌀값 인상이 겹쳐져 식대를 올렸더니 그때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해서 이렇게 됐어요. 점포 계약 기간이 7개월이나 남아 당장 그만두지도 못할 상황이에요. 임차료도 3개월이나 밀렸고 이러다간 전 재산인 임차보증금과 권리금 모두 날리게 생겼습니다. 인건비는 오르고 손님은 줄어 종업원들 임금 맞춰주기가 어려워 문 닫는 점포가 늘었어요. 여기는 종업원을 2명 두었는데 지난 추석 뒤부터 종업원 없이 혼자서 하고 있어요. 지금 같아서는 다른 식당 종업원이었으면 좋겠어요” 하면서 한숨을 쉬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경제 바꾸는 길, 반드시 가야”라고 했다. 이는 부작용으로 민생경제가 무너지도록 한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지급을 골자로 하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밀어붙이겠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정책 때문에 점포 권리금과 임차보증금 다 날리고 거지꼴 되어 자식 학교도 못 보내게 된 그 많은 자영업자가 몇 년 후 잘살게 됐다 한들 고통의 세월과 망가진 그들의 인생은 무엇으로 보상한단 말인가.

우승남·경기 고양시 일산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