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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는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오류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책을 펴내기로 마음먹게 됐다. 서점에서 만나는 우즈베키스탄 관련 책들도 대부분 2016년 이전 것들이다. 따라서 기초 정보부터 잘못된 내용이 많다. ‘우즈베키스탄’ 하면 그저 방송 흉내나 내며 ‘밭매는 김태희’, ‘목화 따는 전지현’ 정도로 웃고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더 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대표적 피해(?) 국가였다.’

새 책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라운더바우트 발행·사진)의 프롤로그 한 대목. 저자 최희영은 여행작가로 2018년 1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6차례나 방문해 많은 사람을 만났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전문지 취재 팀장 자격으로 이 나라의 여러 고위 관료를 인터뷰했고, 여러 주지사와도 만나면서 가장 최근의 변화 바람을 날것 그대로 취재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가 유망 여행지로 꼽는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생생한 정보와 함께 인문학적 성찰을 전한다. 우즈베키스탄과 관련된 한 권의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방대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최희영은 라오스를 다룬 전작 ‘잃어버린 시간을 만나다’와 제물포 개항 130주년 기념작 ‘삼치거리 사람들’로 여행지에 대한 인문적 담론을 제공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이번 책의 제1부도 ‘우즈베키스탄 인문 여행서’다. 때론 대규모 한국인 여행단을 동행 취재하고, 때론 ‘나 홀로’ 여행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의 구석구석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며 이 나라의 고유 역사와 문화사를 인문적 시각으로 성찰한다.

책의 제2부는 ‘비즈니스 투어’ 편이다. 2017년 11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후 양국 간 경제교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민간 분야의 교류가 다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양국 간 경제 교류와 노동 교류, 보건·의료 교류, 관광산업 교류 등 여러 분야의 교류 현장을 1년 내내 취재했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향후 우즈베키스탄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근년에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나라다. 25년 동안 권좌를 지켰던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2016년 12월 갑자기 사망하면서 새 대통령 시대를 맞았다. 그러면서 2017년과 2018년을 지나는 사이 많은 개혁 개방 정책이 시행됐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외환 자유화 조치였고, 관광산업 육성 정책이었다. 한국인들에 대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도 그 같은 정책 변화의 일환이고, 급물살을 타고 있는 우리나라와의 경제 교류 또한 개혁 개방 정책의 산물이다.

‘우즈베키스탄에 꽂히다’는 치밀한 취재 자료를 기초로 최신 정보만을 묶은 책이다. 거센 변화 바람 이후에 나온 첫 책이라는 점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사뭇 크다.

이 책의 특장 중의 하나는 고려인에 대한 인문적 정보와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들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다뤘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구소련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중앙아시아에 온 고려인 중 가장 많은 숫자인 18만 명이 이 나라에 살고 있다. 저자는 2018년 11월 아랄해 환경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찾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동행 취재한 내용을 책에 수록했다. 반 전 총장이 참여한 ‘아랄해 지역의 환경 문제를 생각하는 국제 포럼’의 주체가 바로 ‘한국인과 고려인’이었다는 것이 저자의 전언이다.

이 책은 비탈리 편 주한 우즈베키스탄 대사와 권용우 주우즈베키스탄 한국 대사를 비롯해 빅트로 박 우즈베키스탄 고려인문화협회장, 김창건 한-우즈베크 무역대표부 대표, 김윤세 한국능력개발원 이사장(우즈베키스탄 노동부 장관 정책고문), 윤택림 전남대 의대 교수(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장관 행정고문), 권희석 하나투어 수석 부회장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책은 또 우즈베키스탄의 오랜 역사를 녹여내며 712년 이슬람 군대가 부하라와 사마르칸트를 점령하면서 이 나라가 이슬람화하는 과정과 아랄해 문제, 실크와 도자기 문명사, 결혼식 풍속도, 과일과 음식 등 여러 생활 문화사까지 자세히 안내한다.

<종합문화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