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올레드 기술로 만든 폭포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참가 기업인 LG전자가 전시관 입구에 플렉서블(휘어지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260장을 이어 붙여서 만든 초대형 ‘올레드 폭포’ 조형물을 연출해 관람객의 주목을 받았다. LG전자 제공

- 세계최대 家電쇼 ‘CES 2019’ 내일 개막

155개국 4500여 개 기업 참가
꿈꾸던 최첨단혁신제품 총출동
LG, 65인치 ‘롤러블 TV’ 공개
삼성, 첫 AI 스피커 공식 데뷔
네이버, 로봇팔 ‘앰비덱스’ 선봬

무역전쟁여파 中기업 20% 줄어

집 안에서는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집주인의 기분을 분석해 아침에 들을 만한 음악을 권한다. 출근하기 위해 자율주행차에 오르자 운전자 감정을 파악한 자동차가 온도와 조명을 조절해준다. 집에서 듣던 음악은 차 안에서도 그대로 흐른다. 대형 화면으로 변한 자동차 유리창에는 손짓만 톡톡 하면 영화나 각종 운전 정보가 뜬다. 퇴근하면서 차량 화면으로 냉장고 내부를 확인해 음식 재료를 주문한다. 집에 들어서면 냉장고가 추천한 요리법으로 저녁 식사를 준비한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AI 기술을 활용해 매끄럽게 이어지는 미래의 일상 풍경이다. 8일 개막하는 세계 최대 첨단기술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19’에서 공개될 신기술과 혁신제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관전 포인트는 5G와 AI를 통해 구현된 미래 기술이다. 참가 업체들은 집과 자동차, 로봇, 각종 전자기기, 에너지설비, 건물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기술 빅뱅’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막연하게 그려왔던 신기술이 이제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올해 52회를 맞은 CES는 첨단기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전 세계 155개국에서 4500여 개 기업, 18만여 명이 참가해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외에도 현대차그룹, 네이버, SK그룹 3사 등 주요 기업이 이번 CES에 대거 참가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 정도만 CES에 참가하던 것과 대비된다. 최근 2∼3년 새 자율주행차, 로봇, AI, 5G 등 신성장 동력과 직결된 분야로 CES의 외연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AI 플랫폼 ‘뉴 빅스비’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기를 연동하는 ‘커넥티드 솔루션’을 제시한다. 삼성의 첫 AI 스피커 ‘갤럭시 홈’도 공식 데뷔한다. 올해 CES에 참가한 구글, 아마존과 AI 스피커 일전(一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AI 기능을 보강해 ‘LG 씽큐 AI 존’을 대규모로 꾸렸다. 이 회사는 돌돌 말리는 65인치 ‘롤러블(Rollable) TV’도 내놓는다.

로봇 경쟁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재활치료에 활용될 의료용 발목 보조 로봇 ‘삼성 앵클 어시스트 브이원’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LG전자는 산업 현장에서 쓰는 허리 근력 보조 로봇을 공개한다. 네이버는 7개 관절로 정교한 작업이 가능한 로봇팔 ‘앰비덱스’를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 신기술을 선보인다. SK텔레콤·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 등은 ‘SK의 혁신적인 모빌리티’를 주제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한다.

한편,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인해 올해 CES에 참가하는 중국 기업은 1211개로, 지난해에 비해 20% 줄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전체 참가 기업의 27%에 해당해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라스베이거스 =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