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6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스벤 예란 에릭손 필리핀대표팀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밤 아시안컵 필리핀戰

韓, 역대 전적 7전승 압도
선제골로 기선 제압 중요

대회 초반부터 이변 속출
벤투 “자만이 가장 큰 적”
에릭손 “韓 충분히 분석”

59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필리핀과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필리핀과의 역대 전적에서 7전승을 거두며 36득점을 몰아넣었고, 실점은 없었다.

한국의 아시안컵 통산 조별리그 1차전 성적은 10전 4승 6무(승률 40%).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순 없다. 특히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족한 적이 거의 없다. 한국은 조별리그가 처음 도입된 1972년 제5회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크메르공화국(현 캄보디아)에 4-1의 압승을 거뒀지만 이후 지난 2015년 대회까지 43년 동안 한 번도 2골 차 이상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아시안컵 통산 성적 62전 32승 16무 14패(승률 52%)보다 승률이 낮다.

게다가 벌써 이변이 연출됐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호주는 6일 열린 B조 1차전에서 요르단에 0-1로 패했다. 방심은 곧 패배로 이어진다.

대표팀은 특히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뽐내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3차전을 앞두고 합류할 예정이어서 공격력을 100% 발휘할 수 없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승리를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6일 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필리핀과의 1차전은 이길 확률이 높다”면서 “조별리그 통과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부상자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선수의 몸 상태가 좋다”면서 “필리핀 수비는 4백과 5백을 오가지만, 모든 상황에 대비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호주가 패한 건 벤투 감독에게 충격. 호주는 지난 대회 결승전에서 한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고 2연패를 장담했다.

호주의 패전 소식을 전해 들은 벤투 감독은 자만을 가장 큰 적으로 지목했다. 벤투 감독은 “가장 큰 실수는 상대를 얕잡아보는 것”이라면서 “필리핀과의 1차전에선 대표팀이 집중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꼽히는 스벤 예란 에릭손(71·스웨덴) 감독이 지휘한다. 에릭손 감독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아 2002 한일, 2006 독일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다. 벤투 감독의 현재 연봉은 200만 유로(약 26억 원) 수준. 에릭손 감독의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SIPG(2014∼2016년) 시절 연봉은 600만 달러(약 67억 원)였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섭렵한 에릭손 감독은 이변을 강조했다. 에릭손 감독은 “축구엔 항상 이변이 따라다닌다”면서 “(요르단이 호주를 꺾었듯이) 우리라고 못 할 것은 없고, 한국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에릭손 감독 또한 ‘정보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에릭손 감독은 “한국이 강하다는 건 잘 안다”면서 “한국의 전술이 어떨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분석했고 충분히 고민했다”면서 “우리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땐 공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 처음. 하지만 만만찮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12월 열린 ‘동남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4강전에 진출했다. 비록 박항서(60)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에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필리핀은 빠른 역습으로 주목을 끌었다. 에릭손 감독은 “스즈키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이젠 우리도 빅 팀”이라고 힘줘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