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가운데·감바 오사카)가 30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셰이크자예드크리켓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 도중 공을 빼앗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내년 1월 아시안컵 개막 앞두고
1일 오전 1시 사우디와 평가전

중동國 상대 통산 9승1무7패
8강전서 사우디와 격돌 가능성

손흥민 부재시 전술대책 마련
황의조·황희찬 활용법 찾아야

축구대표팀이 내년 1월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막되는 제17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1960년 국내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안컵에서 2연패를 달성한 대표팀은 이후 4차례 결승전에 올랐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다.

59년 숙원을 풀기 위해선 중동 징크스를 깨야 한다. 1956년 출범한 아시안컵은 지금까지 중동에서 8차례 개최됐으며, 그중 6번을 중동이 우승했다. 이란이 이란에서 열린 1968년과 1976년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다. 또 사우디아라비아가 1988년 카타르, 1996년 UAE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1991년 유럽축구연맹(UEFA)으로 편입한 이스라엘은 1964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대회를, 쿠웨이트는 1980년 쿠웨이트에서 열린 대회를 제패했다.

그런데 대표팀은 중동에서, 중동 국가에 약했다. 대표팀은 중동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중동 국가를 상대로 통산 9승 1무 7패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중요한 승부처에선 고개를 숙였다. 대표팀은 1980년 결승전에서 개최국 쿠웨이트에 0-3 패, 1988년 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1996년엔 8강전에서 이란에 2-6으로 대패했고, 2000년엔 4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했다.

대표팀이 중동을 의식하는 건 당연한 일. 대표팀이 속한 C조엔 다행히 중동이 없다. 하지만 조별리그 통과 이후 16강전부터 중동과 부딪힐 확률이 높다. 그래서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최종 평가전 파트너로 정하고 내년 1월 1일 오전 1시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9위로 대표팀(53위)보다 낮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안컵 통산 우승 횟수에서 3회로 대표팀(2회)보다 앞서며, 대표팀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5승 7무 4패로 근소한 우위에 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8강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지난 23일 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표팀은 23명 중 해외파 8명을 제외한 15명이 먼저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그리고 25일엔 구자철과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이 도착했고 26일엔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보훔), 황희찬(함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합류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내년 1월 1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마치고 합류한다.

손흥민 없이 대표팀은 조별리그 1차전(7일)과 2차전(12일)에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 맞붙는다. 손흥민은 16일 열리는 중국과의 3차전, 또는 시차 및 현지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고려해 16강전부터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황희찬을 사우디아라비아 평가전부터 아시안컵 2차전까지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로 중용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골 감각이 물오른 황의조를 저돌적인 황희찬이 지원하게 된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은 중요한 선수지만 그를 앞당겨 부를 수는 없다”면서 “대체 선수의 역할을 확인하는 것이 사우디아라비아전의 핵심이고 손흥민 부재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은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배에 올랐다”면서 “오랫동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을 부담으로 여기기보단 ‘우리는 우승 후보이고, 이번에는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우승 후보는 여럿 있다”면서 “자만하지 않고, 장점을 잘 살려 아시안컵을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아시안컵엔 24개국이 출전하며 4개국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2위와 6개 조 3위 중 상위 4개국이 16강전에 오른다. 16강전은 내년 1월 20일 진행되며, 2월 1일에 결승전이 열린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