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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서 ‘안정 대신 쇄신’
신한·KB 등 CEO 세대 교체
대부분 1960년대생 전격등용
첫 여성 CEO·임원 대거탄생

컨트롤 타워로서 지주사 강화
계열사전체 시너지 효과 전략

새해를 앞두고 국내 5대 금융그룹의 인사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금융권 인사의 특징이 ‘변화’와 ‘쇄신’으로 요약되고 있다. 안정에 방점을 둬 소폭에 그쳤던 최근 몇 년간의 인사와 달리 주요 임원들이 전원 교체되는 등 올해에는 인사 칼바람이 거셌다. 새해 금융환경이 안팎으로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면서 기존 인사 관습으론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금융권 인사는 공통적으로 세대교체·여성약진·시너지 강화란 키워드를 관통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5대 금융그룹 인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세대교체다. 인사 폭이 크기도 했지만 1950년대생에서 1960년대생 CEO로 대거 개편됐다. 가장 화제가 된 인사는 진옥동(1961년생) 신임 신한은행장이다. 위성호 행장의 연임 예상을 뒤집고 지난 21일 새로운 행장에 내정됐다. 11개 계열사 CEO 중 7명을 교체한 신한금융의 자회사 CEO 평균연령은 60.3세에서 57세로 낮아졌다.

KB금융에서는 박지우(1957년생) KB캐피탈 사장이 용퇴하는 등 1950년대생 CEO 3명이 모두 물러나 황수남(1964년생) KB캐피탈 대표, 김청겸(1962년생) KB신탁 대표등 젊은 피에 바통을 넘겼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에서도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조재현(1958년생) 우리FIS 사장이 고문으로 물러서고, 이동연(1962년생) 사장이 뒤를 이었다. 농협금융도 1960년대생인 홍재은(생명)·이구찬(캐피탈) 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여풍도 거셌다. 박정림(1963년생) KB증권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부행장이 증권가 첫 여성 CEO로 임명됐고 신한금융에선 5년 만에 여성 임원(왕미화 신한금융 자산관리 부문장,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이 탄생했다. 우리은행도 ‘영업통’인 정종숙 자산관리 그룹 상무를 부행장보로, 송한영 종로 기업영업본부장을 외환그룹 상무로 승진시켰다.

또 다른 특징은 컨트롤 타워로서 지주사 기능이 강화된 점이다. 지주를 중심으로 계열사가 한 몸처럼 움직여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B금융은 ‘원 펌(One firm)’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산하에 디지털 혁신·개인고객·중소기업(SME)·보험 부문을 새로 만들고 각 부문을 이끄는 수장에 허인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해 계열사 대표들을 겸임 형태로 임명했다. 신한금융도 전략, 재무, 리스크 관리 등 주요 업무지원 영역을 통합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