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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간 2인조 밴드 드러머 활동
김종진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
윤종신 “아프지 않은 곳서 쉬셔요”

암 투병 중이던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멤버 전태관이 27일 별세했다. 56세.

고인과 2인조 밴드 활동을 해온 김종진은 28일 자신의 SNS에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며 “전태관 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0년간 수많은 히트곡과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온 드러머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다”며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 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덧붙였다.

김종진은 또 “그는 생전에 드러머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렸다.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로 혜성같이 나타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한국 음악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곡들을 차트에 남겼다”며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 3개의 앨범을 등재한 후에도 국내 최초 최다의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는 것 외에 1992년 골든디스크 상과 2018년 서울가요대상 공로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1962년생인 고인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서 객원 세션(퍼커션)으로 활동하다가 1988년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를 발표하며 봄여름가을겨울로 데뷔했다.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은 그는 이후 암세포가 어깨뼈와 뇌, 두피, 척추, 골반까지 전이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4월에는 부인이 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딸 하늘 씨가 있다.

SNS에 음악계 동료들의 추모글이 올라오고 있다. 윤종신은 트위터에 “전태관 형께서 세상을 떠나셨어요.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셔요 형. 감사했습니다”라고 썼으며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인스타그램에 “전태관 선배님께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얼마 전 선배님의 따뜻한 곡들을 다시금 듣고 재해석해보는 경험을 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라고 애도했다. 또 어반자카파의 조현아는 “어린 시절 가수의 길 앞에 선 제게 올바른 방향의 지침이 되어주셨던, 늘 귀감이 되어주셨던 최고의 드러머 전태관 오라버니. 삼가 조의를 표하오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02-3010-2000

김구철 기자 kc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