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슈퍼마켓의 아저씨, ‘점장님’으로도 불리는 그분은 내가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커피를 마시고 있다. ‘저렇게 마시면 하루 10잔은 넘겠다’ 싶을 정도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400잔을 훌쩍 넘었다. 하루에 적어도 한 잔은 마신다는 얘기다. 이제 우리는 ‘커피 의존 사회’에 살고 있다. 목 좋은 곳엔 어김없이 커피숍, 카페가 들어서 있다. 그곳은 단순히 커피만 파는 게 아니라 공간을 대여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집, 도서관을 대신해 공부 장소이자 대화, 약속 장소가 되었다. 커피는 향기나 맛을 즐기는 기호품이다. 어느 기호품이든 그 효능의 좋고 나쁨을 떠나 지나치면 좋을 게 없다.

요즘 부쩍 방송국의 프로마다 실시간 문자로 참여하는 시청자, 청취자 중에서 선정해 ‘모바일 커피 쿠폰’을 선물하고 있다.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TV와 라디오 가릴 것 없이 프로별 인기순위를 의식하듯 경쟁하며 남발하는 듯하다. 방송사와 제휴한 가게 대부분은 케이크와 빵, 과일까지 갖추고 있다. 선물 받은 쿠폰의 바코드를 찍고 커피만 마시겠는가. 방송국은 커피 외에도 문화상품권은 물론 우리의 전통식품, 농수산물 등 다양한 사은품, 교환권을 개발하길 바란다. 어느 프로에서는 떡볶이, 새싹채소 모둠, 녹즙 등을 선물하는데 신선하게 느껴졌다.

노청한·서울 은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