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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프앤가이드 4분기 분석

삼성 영업익 19% 하락 예상
SK하이닉스도 ‘하향 조정’
‘반도체경기 高點론’ 현실화
내년 1%대로 역성장 우려

‘반도체 황금기’가 저문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국 반도체 ‘투톱’의 실적이 4분기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시장이 내년 역성장하는 등 업황 악화의 골이 예상보다 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에 대한 시장 눈높이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14조1043억 원으로 전분기(17조5749억 원)보다 19.7%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이달 초 약 16조2000억 원에 달했던 시장 전망치가 대폭 낮아진 수치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이달 초 6조 원을 웃돌았으나 최근 5조5843억 원으로 하향조정됐다.

시장은 반도체 투톱의 실적 하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2조3642억 원,12조423억원으로 예측됐다. SK하이닉스도 올 4분기부터 하락 국면에 돌입해 내년 2분기 영업이익이 3조9000억 원대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진에 맞물려 스마트폰 실적까지 꺾이면서 올해 60조 원을 웃돌 연간 영업이익이 내년에는 50조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반도체 경기 고점(高點)론’이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되면서 시장 우려가 증폭됐기 때문이다. D램 평균값은 올 4분기 들어 10% 이상 떨어진 상태다. 가격과 수요를 끌어올렸던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 업체 주문량이 줄어들고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판매량은 줄었다. 이미 D램값은 빨리 떨어지고 주문량은 늘어나지 않는 구조로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시선도 부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0% 이상 급성장했던 D램 시장은 내년 1%대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바닥을 내년 1분기에서 2분기로 더 늦추고 있다. 다만 단기 조정 국면일 가능성이 높아 내년 3분기부터 업황이 반등되면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반도체 시장은 내부 변수 외에도 국내·외 경기 둔화, 미·중 분쟁의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반도체 발(發)실적 충격에 시장이 대비해야 한다”며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수익 구조 우려가 결국 실적으로 수렴되면서 반도체 투톱도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