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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9곳 뽑아 온라인 투표중
현재 재무성 1위… 23일 발표

‘일본 내 최악의 직장은 어디인가?’

일본의 법조인과 언론인,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여한 ‘블랙기업(ブラック企業) 대상(大賞) 실행위원회’가 불합리한 노동을 강요하거나 성희롱 등의 문화가 잔존하는 악덕 기업 9곳을 후보로 선정해 그중 최악을 꼽는 온라인 투표에서 20일 기준으로 재무성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시작해 22일 종료되는 온라인 투표의 최종 투표 결과는 23일 도쿄(東京) 젠스이도(全水道)회관에서 열리는 대상 시상식에서 공개된다.

후보에 오른 곳은 재무성과 미쓰비시(三菱)전기, 히타치(日立)제작소, 노무라(野村)부동산, 스루가은행, 재팬베버리지, 콘차로프제과, 재팬비즈니스연구소, 몬테로자주식회사 등 9개 직장이다. 19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곳은 재무성(37%)이며 스루가은행(26%)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 관료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인재가 몰린다는 재무성이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은 지난 4월 불거진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사무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사건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전 차관은 재직 시절 한 언론사 여기자와의 술자리에서 수차례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주간신초(周間新潮)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특히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까지 나서 “성희롱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발언해 재무성의 명예에 먹칠했다.

시즈오카(靜岡)현에 본사를 둔 스루가은행은 직원들에게 무리한 영업 할당 강요 및 욕설 문화로 인해 2위에 위치해 있다. 지난 9월 불법대출 여부를 조사하던 제3자위원회의 보고서를 통해 은행 간부들이 영업 할당을 채우지 못한 직원들을 괴롭힌 사실이 폭로됐다. 이 과정에서 “죽도록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직원에게 “그러면 죽어봐라. 너희 가족들도 죽여주겠다”라고 말한 간부도 있었다. 두 회사 외에도 미쓰비시전기와 히타치제작소 등에서는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던 직원들이 정신질환을 앓거나 사망한 일로 후보에 올랐다.

블랙기업 대상 선정은 2012년 시작돼 올해로 7회째를 맞고 있다. 행사를 주관한 실행위원회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블랙기업의 개별 사례는 물론 그 기업을 낳은 배경과 사회구조 문제를 널리 알리고 누구나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