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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가 건조해지는 겨울엔 피부·모발이 쉽게 거칠어진다. 입술도 바짝 마른다. 발뒤꿈치 피부는 갈라져 통증이 생긴다. 이를 금방 해결해 주는 식품이 코코넛 오일(coconut oil)이다. 머리에 바르면 두피·모낭에 침투해 영양(지방)을 공급하고 냉기를 막아준다. 코코넛 오일로 발 마사지를 한 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양말을 신으면 통증이 완화된다. 코코넛 오일에 갈색 설탕을 약간 섞어 입술을 가볍게 문지르면 입술 트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코코넛 오일은 코코스야자의 씨앗인 코코넛에서 짜낸 기름이다. 서양에선 다수 셀럽의 애용품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붐이 일고 있다. 모델 미란다 커는 하루에 코코넛 오일을 네 숟갈씩 섭취한다. 제니퍼 애니스턴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체중을 감량할 목적으로 사용한다. 앤젤리나 졸리는 아침 식사 메뉴로 코코넛 오일을 챙긴다. 귀네스 팰트로는 엡솜(Epsom) 소금 목욕으로 디톡스(detox·해독)를 한 뒤 피부에 코코넛 오일을 바른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안톤 오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큰 경기를 앞두고 에너지 보충을 위해 밤에 찐 브로콜리와 현미에 코코넛 오일을 토핑해 먹는다고 했다.

코코넛 오일과 팜유(기름야자 씨앗에서 짜낸 기름)는 둘 다 식물성 기름이지만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이 전체 지방의 거의 90%를 차지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포화지방산의 상당량이 체내에서 중성지방으로 쌓이지 않는 중간사슬지방산이기 때문이다.

‘코코넛 오일밥’ 다이어트법도 인기다. 쌀에 코코넛 오일 한 숟갈을 넣고 밥을 지은 뒤 이를 12시간 냉장하면 쌀 전분(녹말)이 저항성 전분으로 바뀌어 밥의 칼로리를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 코코넛 오일밥도 과다 섭취는 금물이다. 코코넛 오일 100g당 열량이 892㎉에 달하기 때문이다.

변비 해소도 돕는다. 장에서 코코넛 오일은 노폐물·유해물질·먼지 등을 청소해 장이 제대로 움직이게 한다. 이때도 섭취가 과하면 설사가 생길 수 있다. 몸에 유해한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을 죽이는 천연 항균제 역할도 한다. 항균 성분인 라우르산 덕분이다. 식후에 배가 더부룩하고 팽팽하게 부어오를 때 코코넛 오일을 섭취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때도 적량을 초과하면 장내에 서식하는 유산균 등 유익균도 함께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치아 건강에도 이롭다. 코코넛 오일과 베이킹 소다를 1대1 비율로 섞은 뒤 오렌지·페퍼민트 등 에센셜 오일을 몇 방울 넣고 섞으면 ‘치아 미백제’가 완성된다. 코코넛 오일 미백제를 칫솔에 묻혀 5분가량 살살 부드럽게 이를 닦으면 치아가 튼튼해지고 하얘진다. 코코넛 오일로 가글(오일 풀링)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코코넛 오일 한 숟갈을 입안에 15∼20분간 머금고 있다 뱉으면 된다. 6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오일 풀링(oil pulling)의 효과를 평가한 연구(2016년 발표)에서 침 내 세균 수가 급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매 예방을 돕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코코넛 오일의 주성분인 중간사슬지방산이 간에서 분해되면 케톤체가 생긴다. 뇌가 포도당 대신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 인지 능력이 높아질 수 있다. 코코넛 오일은 올리브 오일처럼 열매를 압착해 짜낸 기름과 정제한 기름으로 분류된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