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징계위원회 결정

地法부장 1명은 정직 3개월
13명중 8명 정직·감봉·견책
수사중 징계 놓고 논란 예상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징계 절차에 넘겨진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에게 정직 6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실무 책임자였던 법원행정처 실장급은 물론 평판사급 심의관도 징계를 받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징계 결과가 결정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18일 법관징계위원회는 징계에 넘겨진 법관 13명 중 8명에게 징계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3명의 법관은 정직, 4명은 감봉, 1명은 견책, 2명은 불문, 3명은 무혐의 처리됐다.

이규진 고법부장은 통합진보당과 관련한 소송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품위를 손상했다는 사유가, 이민걸 고법부장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소심 전략 문건 작성을 지시하는 등 품위를 손상하고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가 적용됐다. 정직 3개월을 받은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는 통진당 비례대표 지방의원의 행정소송 과정에서 심증을 노출하고 선고 연기 요청을 수락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사유로 징계가 결정됐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각종 문건을 작성한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감봉 5개월),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감봉 5개월), 김민수 창원지법 부장판사(감봉 4개월),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감봉 3개월)에게 품위 손상이라는 징계 사유를 적용해 각각 감봉의 징계를 의결했다.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는 데 관여한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견책 징계를 받게 됐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 방안 수립에 관여한 김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모 서울고법 판사에 대해서는 품위 손상이라는 징계 사유를 인정하되 징계처분은 하지 않는 불문(不問)에 부치기로 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압박 방안에 관여하거나 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와 관련해 품위를 손상한 혐의로 징계위에 넘겨진 심모 고법부장, 홍모 고법부장, 김모 지법부장 등 3명의 판사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날 징계 결과와 관련해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형사사법적 절차가 이뤄지고 있고, 아직 사실관계에 대한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확정한 것은 섣부르다”고 비판했다. 13명 법관에 대한 징계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며 청구한 데 따른 조치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