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전략’ 전문가 평가

“정부만능주의로 끌고갈 우려
노동 관련 신뢰할 정책 절실”

산업통상자원부가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한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을 통해 지역·제조업 활력을 위한 백화점식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기업 홀대·친노조 편향’ 정책 등 그간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함에 따라 시장에는 큰 신뢰를 주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업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대해 제조업 활력 회복이라는 방향 설정에는 그런대로 점수를 줬지만 노동 개혁, 규제 완화 등 혁신을 위한 조건들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019 경제정책방향,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 등 발표 내용으로 볼 때 뒤늦게라도 산업 살리기에 나섰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교수는 “양질의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정부가 뒤에서 지원해준다는 접근이 중요한데 현 정부는 정부만능주의, 국가만능주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기 때문에 2019년 새로운 정책에서도 이 기조로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 돈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경제 선순환 생태계 자체를 만들지 못하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경기 침체에 들어가니 정부가 놀라서 이제야 정책을 내놓는 것”이라며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금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현 정부의 정책은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카카오 카풀이 시동을 걸지 못하는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는데 정부가 노조 등의 이해당사자를 설득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노동 이슈와 관련해 정부가 신뢰할만한 정책을 내놓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는 주로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추진되는 지역형 일자리 활성화 계획에 대해서도 깊은 의구심을 드러냈다. 경총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지역형 일자리 사업의 성공 여부는 지역경제 여건과 부합하는 지역 경제형 노사 협력 모델을 법적 수준의 효력만큼 보장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만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회경·손기은·유현진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