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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위대하게” 지지 유세
自國 우선 강조·언론 공격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보로 나선 유력 야당 후보 프라보워 수비안토(67·사진)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구호를 벤치마킹해 유세를 벌이고 있다.

16일 트리뷴자카르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강경 이슬람주의자인 수비안토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인도네시아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의미인 미가(MIGA·Make Indonesia Great Again)를 핵심 선거구호로 들고나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의 선거구호는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캐치프레이즈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를 축약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에서 따왔다. 수비안토 후보는 지난 7일 자카르타에서 연 대중연설에서도 “우리 리더들은 왜 트럼프 대통령처럼 용기 있게 ‘인도네시아 퍼스트’란 말을 하지 못하는가”라며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또 그는 “언론이 인도네시아 각지에서 벌어지는 보수 이슬람주의자 시위를 보도하며 집회참가자 수를 축소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고 인터뷰를 거부하기도 했다. 오는 2019년 4월 차기 대선 투표가 치러지는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10월 23일부터 공식선거전이 시작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6000만 명으로 동남아시아 최대 국가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10월 지지율은 출마를 표명한 조코 위도도(조코위·67) 대통령이 그를 20% 이상 앞섰으나 11월에는 10%대로 좁혀졌고 14일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MSI 조사에서는 조코위 대통령 36.3%, 수비안토 후보 34.6%로 접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2014년 대선에서 수비안토 후보는 조코위 대통령에게 석패해 이번 대선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전략군 사령관을 지낸 군 엘리트 출신 수비안토 후보는 1983년 수하르토 당시 대통령의 둘째 딸과 결혼하는 등 젊은 시절부터 권력 중심에 섰다. 하지만 수하르토 대통령이 30년 독재 끝에 권좌에서 물러난 1998년 이혼했고, 2008년 그린드라당을 창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정철순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