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홀로 빛나는 멜라니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백악관 내 그랜드 포이어에서 열린 의원 초청 행사인 ‘더 콩그레셔널 홀리데이 볼’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와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유명 브랜드 셀린의 볼륨감이 드러난 화이트 드레스를 입어 화제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EPA 연합뉴스

- ‘트럼프 의혹’ 공방 격화

“특검 대면, 내 생전엔 불가”
변호사 줄리아니 잘라 말해
민주당은 “도이치뱅크 조사”

美국민 62% “트럼프 거짓”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 성 추문 여성 입막음용 돈 지급 문제 등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공방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수사 방식을 비난하며 대면조사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러시아 유착 의혹 조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은행거래 기록을 조사하겠다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를 맡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6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뮬러 특검이 만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내 생전에는 안 된다(Over my dead body)”라며 응하지 않을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에게 남아 있는 특검의 질문거리는 1986년에 받은 미납부 주차 위반 티켓에 대한 설명뿐이다”고 말했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유착 의혹 조사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면 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줄리아니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성 추문 여성 2명에 대한 입막음을 위해 돈을 주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이 진실인가?”라고 반문한 뒤 “내가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이 신이 아닌 이상 진실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특검 수사와 관련해 16일 트위터에 “코언은 마녀사냥이 불법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고 들어보지도 못한 무언가를 연방수사국(FBI)이 한 뒤에 ‘쥐새끼’가 됐다는 걸 기억하라”고 특검과 코언을 싸잡아 비난했다. 특검 수사의 바탕이 된 과거 FBI 수사에 대해서는 “그들은 변호사 사무실에 침입했다. 그들은 왜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나 사기꾼의 사무실에는 가지 않았나”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은 이날 트위터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연방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을 합법적으로 집행한 것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유착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공세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차기 하원 정보위원장이 유력한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날 NBC 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다음 달에 트럼프 재단과 거래를 해온 도이치뱅크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프 의원은 “도이치뱅크는 뉴욕주에서 러시아 자금 세탁과 관련해 수억 달러의 벌금을 냈다”며 “이 은행은 트럼프 재단과 거래를 해왔다. 우연일까?”라고 지적했다.

한편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성인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62%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정직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답변은 지난 8월(56%)에 비해 6%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2020년 대선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답변은 38%,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은 52%였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