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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5곳 기관장 자리 놓고
“낙하산 계속될까” 우려 커져

인천공항공사 사장 공모 마감
“또 비전문가 임명” 소문 파다

‘설마 또 정치권 낙하산?’

강릉선 KTX 탈선 및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사고로 정치인 출신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최근 기관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거나 기관장이 공석 또는 임기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낙하산 논란 와중에서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나갔다가 낙선한 손창완 전 경찰대학장이 한국공항공사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른바 ‘캠코더’(문재인 대선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공공기관장 임명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공공기관 알리오 등에 따르면 현재 35개 공기업(정원 50인 이상으로 자체 수입원이 전체 수입액의 절반 이상인 덩치가 큰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 자리가 비었거나 새로 뽑고 있는 곳은 4곳이고, 내년 1분기 임기 만료를 앞둔 곳은 1곳이다.

대표적인 곳이 이날 사장 공모 접수를 마감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다.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정책실장을 지낸 정일영 현 사장 임기가 내년 1월 끝나면서 새 기관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주목도가 높은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정치권 인사들이 탐내는 공공기관장 자리 중 하나다. 항공업계는 최근 코레일(한국철도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낙하산 CEO 논란이 정치인 임명에 제동을 걸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지만, 이미 항공분야 비(非) 전문가인 민주당 인사가 지원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공기업 가운데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자리도 비어있다. 지금은 국토부 관료였던 박상우 사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내년 3월이면 박 사장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내년 초 후임자 선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내부 또는 관료 출신이 사장으로 있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각각 내년 9월과 내년 11월 기관장 임기가 끝난다. 공기업은 아니지만, 한국농어촌공사(준정부기관·정원 50인 이상의 공기업이 아닌 공공기관)도 여당 3선 의원을 지낸 최규성 전 사장이 업무 연관성이 있는 태양광업체를 설립했다는 논란 끝에 물러나면서 CEO 자리가 공석이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잇단 안전사고로 ‘정치인 CEO 리스크(위험)’가 커진 가운데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강행할 경우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까지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치인들이 ‘경력쌓기용’으로 공공기관에 와서 단기 실적 올리는 데만 골몰하다가 나가는 바람에 내부의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방치되고, 조직은 엉망이 되고 있다”며 “최근 연이은 사고도 CEO의 비 전문성과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