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회의장·5黨원내대표 한자리 문희상(오른쪽 세 번째)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14일 오전 국회 본청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관영(바른미래당)·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문 의장, 홍영표(더불어민주당)·장병완(민주평화당)·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김호웅 기자 diverkim@

탈당 등에 주도적 역할 인사들
조강특위원장 김용태 사무총장
“나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말고
기준대로 평가를” 뜻 전하기도
자기희생 통한 쇄신 의도인 듯

羅 당선 계기로 친박 勢결집에
쇄신안이 관철될지는 미지수

자유한국당 인적 쇄신 작업을 추진 중인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이른바 ‘살생부’에 친박(친박근혜)·잔류파뿐 아니라 비박(비박근혜)·복당파 핵심 인사 상당수가 포함된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특히 조강특위 위원장이면서도 인적 쇄신 대상에 올랐다는 설이 나돈 김용태 사무총장은 전권을 부여받은 특위 외부위원들에게 “나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말고 기준대로 평가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조강특위가 작성 중인 인적 청산 명단에는 복수의 비박·복당파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이 인적 청산 대상에 포함된 배경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에게 일임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미룰 수 없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총장은 통화에서 “(나는) 이 당에서 3선이나 한 사람인데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며 “조강특위 외부위원들에게 어떤 점에도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평가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조강특위 살생부에는 친박·잔류파 핵심 인사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는 인적 청산 ‘7대 원칙’ 중 하나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관련 인사’라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전주혜 조강특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종 명단 작성 기준에 대해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있었던 이른바 ‘공천 파동’이 결국 한국당 몰락의 균열점이었고,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 전 대통령 탄핵, 당 분열(분당)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그 부분에서 (역할이 있었던 사람에게는)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과정도 모두 살펴본 만큼 이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조강특위 살생부에 영남권 중진인 C 의원과 Y 의원 등이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친박·비박을 가리지 않고 당초 예상보다 많은 현역 의원이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조강특위 인적 쇄신안에 자신이 생각한 사람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쇄신 대상을 추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친박 쪽만 쳐내면 당내 갈등이 악화 일로를 걸을 가능성이 큰 만큼 조강특위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비박계도 일정 부분 자기희생이 필요하다고 느낄 테니 최대한 균형점을 찾는 범위에서 발표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와 친박계가 대규모 인적 쇄신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고 친박계가 나 원내대표 당선을 계기로 세(勢)결집에 나서고 있어 조강특위의 인적 쇄신안이 그대로 관철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장병철·김유진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