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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고백’ 부른 가수 윤수일
통일·다문화 주제 연말 콘서트
“어머니 고향 강계에서 노래를”

“돌아가신 어머니가 미인이 많이 난다는 자강도(평북) 강계 출신입니다. 남북 교류가 더 진행되면 내년에 강계와 평양에서 꼭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가수 윤수일(63·사진) 씨가 내년 북한 공연을 희망하며 통일과 다문화 가정의 아픔을 주제로 한 대형 콘서트를 22일 오후 부산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갖는다. 국악, 무용까지 공연단 100여 명이 참여하는 매머드급으로 시대의 아픔을 표현한 새로운 콘텐츠로 준비했다. ‘윤수일 밴드 황홀한 콘서트’는 1부 ‘불후의 명곡 퍼레이드’, 2부 ‘환상의 섬’, 3부 ‘통일의 노래’ 등으로 구성된다. 이 공연은 현재 95%의 티켓 판매율로 매진을 앞두고 있다.

그는 “2부 ‘환상의 섬’ 공연은 다문화, 다인종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던 1960년대에 혼혈아로 자란 저의 눈물겨운 성장기를 후배 가수 등과 함께 퓨전 악극으로 꾸몄다”고 말했다. 3부는 어머니(고 지복희 여사)의 고향인 강계를 무대로 ‘강계 여인’ ‘민락가’ 등을 직접 만들어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로 구성했다. 강계 여인은 피란민 어머니의 억척스러운 삶의 애환을 다뤘다.

윤 씨는 “어머니가 1950년 흥남철수 때 북한에서 내려와 울산에 정착해 저를 키우느라 많은 고생을 하셨다”며 “어머니로부터 강계 얘기를 많이 들어 북한 공연을 염두에 두고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싱어송 라이터인 윤 씨는 1977년 ‘사랑만은 않겠어요’로 데뷔해 ‘아파트’ ‘황홀한 고백’ ‘제2의 고향’ 등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하며 24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그는 2015년 지방에서는 드물게 부산에 후배양성을 위한 연예기획사 ‘누리마루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장보윤, 위나 등의 가수를 키워냈다. 부산 광안리에 거주하는 그는 “서울에서는 치열한 경쟁 속에 재능이 묻힐 수 있다”면서 “지역에서 기량이 뛰어난 음악 인재를 많이 발굴해 한류 붐을 이끌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 씨는 서울, 인천, 울산 등에서 연말까지 5차례 공연을 한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