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전력 약화 우려를 키워온 문재인 정부가 군(軍) 복무를 사실상 대학 조기졸업 준비 기간으로도 변질시키는 제도까지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는 1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 ‘군 복무 특별학점제 추진’을 통해 ‘군 복무 중 취득 학점을 대학이 특별학점으로 인정하고, 1개 학기 빨리 졸업할 수 있게 학칙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교육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병사가 취득할 수 있는 현행 학점 수를 최대 21학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도화한다는 것으로, 어떤 군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잖아도 국방부는 병사들에게 ‘출퇴근 개념을 적용해 개인 생활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며 평일에도 일과 후에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다. 육·해·공군 13개 부대에서 오는 12월 31일까지 시범시행 중이다. ‘강군(强軍) 포기’ 및 안보 포퓰리즘 개탄을 자초했다. 그러고도 특기병 교육 3학점, 군 복무 경험 3∼6학점 외에, 대학 원격강좌 수강을 통해 1년 기준 12학점까지 따게 하면서 평균 12만5000원인 수강료도 지원한다는 것은 군을 고등교육 기관화하는 셈이다. 이들의 조기졸업으로 재학생 수가 감소할 대학에 국방부가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군 복무 기간 단축이 지난 10월 1일 전역 병사부터 시작됐다. 2주에 1일씩 줄어 육군의 경우 2020년 6월 16일 입대자부터 18개월이다. 그 기간에 조기졸업 학점을 따려면 재학생과 거의 다름없이 공부해야 할 것이다. 군의 전력은 훈련을 통해 강화된다. 다른 일에는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는 게 정상이다. 훈련을 등한시하는 군대로 오도(誤導)할 수 있는 발상은 이제라도 접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