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공천사건으로 몰아가”
구속 金씨와의 문자내용 공개
檢, 尹씨 기소 여부 내일 결정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이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검찰 조사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판단, 검찰 조서에 서명 날인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윤 전 시장은 13시간 동안 조사를 마치고 이날 0시 20분쯤 광주지검 청사를 나와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윤 전 시장과 동행한 법률대리인인 노로 변호사는 “(검찰이)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본인들의 의사만 반영하려는 의도가 보였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조서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우리 의견은 의견서를 통해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의 한 측근 인사는 “의견서를 제출해 재판부의 판단을 구해보겠다는 의미로, 양심범 등의 경우 대부분 그렇게 한다”며 “검찰 기소에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 전 시장 측은 전직 대통령 부인을 사칭한 김모(여·49·구속) 씨가 지난 11월 5일 윤 전 시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도 언론에 공개했다. ‘제가 잡혀갔을 때 처음부터 물었던 것이 공천 대가 아니냐는 것이었고, 저는 부인했었습니다’ ‘경찰과 검사는 시장님과 제가 공범이라고 몰고 있습니다’ ‘사건을 공천 쪽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알고 계셔야 할 것입니다’ ‘공천 알선수재로는 3년이고 사기로는 5년이라고 잘 생각하라고 회유·협박합니다’ 등의 내용이다. 윤 전 시장 측은 또 11월 5일 전화 통화에서 윤 전 시장이 “내가 선거를 앞두고 도움을 청한 적이 있었느냐”고 묻자 김 씨가 “아니요, 나는 조직도 없고 시장님 일에 도움을 줄 수도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윤 전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지는 13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이 김 씨 두 자녀의 취업청탁을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업무방해 등)는 인정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기소는 확실해 보인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