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집권당의 ‘굴욕’… 5개 州의회 선거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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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P, 단 한곳서도 과반 못얻어
최대 야당은 3개주 과반 획득
모디 총리 내년 총선 ‘경고등’
승리 주역 간디 INC총재 약진

인도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이 내년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 5곳의 주의회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이번 선거 패배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내년 총선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현지 언론 타임 오브 인디아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 7일 마디아프라데시와 라자스탄, 텔랑가나, 미조람, 차티스가르 등 5개 주에서 이뤄진 투표의 개표가 이날 진행됐으며 BJP는 단 한 곳에서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반면 최대 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3개 주에서 반수 이상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BJP는 지난 2014년 총선에서 몰표를 받으며 텃밭으로 여겼던 마디아프라데시와 차티스가르, 라자스탄에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지만 INC가 3개 주 모두에서 반수 이상을 석권했다. 특히 차티스가르주에서 INC는 65석을 획득한 반면 BJP는 15석을 얻는 데 그쳤다.

해외 언론들은 모디 총리와 BJP가 농민들의 표를 얻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농가 소득 증대와 일자리 확대 정책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이 커졌고 INC는 이를 선거에 적극 활용했다. 최근 몇 달 동안 농민들이 수도 델리에 모여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수급 정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도 여당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했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농민들이 모디 총리에게 갖고 있던 기대감이 사라지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도 그의 승리를 낙관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라훌 간디(사진) INC 총재의 약진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정치 명문가 출신인 간디 총재는 초대 총리인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자이며, 그의 외조모와 부친 또한 총리를 역임했다. 그는 개표 직후 인도 국영 두르다르샨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거부했고 오만했다”며 “이번 승리는 인도인들의 승리이며 젊은이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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