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GP철수 검증’ 손 맞잡은 南北 남북 군사 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철수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대한 상호검증에 나선 12일 오전, 우리 측 현장검증반이 강원 철원 중부전선에서 북측 검증반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DMZ내 11곳 상호 검증

현역군인들 자유이동은 처음

남북 군사 당국은 12일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시범적 철수 및 파괴조치를 이행한 비무장지대(DMZ) 내 11개 감시초소(GP)에 대한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남북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DMZ 내 GP를 상호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남북의 현역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 오솔길을 만들고 군사분계선(MDL)을 평화롭게 이동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로 남북 군사 당국의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의미 있는 조치”라면서 “이번 상호 현장검증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각각 11개 조 총 154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은 남북 시범 철수 GP를 연결하는 오솔길을 통해 이동했다. 특히 군은 북측이 우리 측과는 달리 폭파 방식으로 GP를 파괴했기 때문에 지하까지 매몰됐는지 검증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측은 지하시설의 형태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지하투과레이더(GPR)와 지하로 구멍을 뚫어 내리는 내시경 카메라 등의 장비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GPR는 고주파 신호를 지하로 보내 지하 내부 및 구조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장비다.

남북은 시범 철수 GP마다 7명으로 구성된 현장검증반을 각각 투입했다. 각 검증반은 대령급(북측 대좌급)을 반장으로 하며, 검증 요원과 촬영 요원으로 구성됐다. 상호검증 작업은 GP 시설물이 복구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는지, 군사시설로 전용될 수 없도록 불능화됐는지에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국방부는 “북측 GP에 대한 현장검증에서는 모든 화기와 장비, 병력이 철수했는지, 감시소와 총안구 등 지상 시설물이 철거됐는지, 지하 연결통로 및 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물이 매몰·파괴됐는지 등의 상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