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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정책 유연하게 추진” 표명
2기 경제팀 계기 ‘조절’ 본격화
1기 “긍정효과 90%”와 온도차

52시간 보완·탄력근로제 관심
기업투자유인책 마련 가능성도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 촉각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팀 교체를 계기로 최저임금 정책의 수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했고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위원회 개편 등 구체적인 방법론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앞으로 정책 추진을 유연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소득주도성장론의 또 다른 축인 ‘주 52시간’ 보완 대책을 포함, 다른 정책에도 수정이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문 대통령은 실사구시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정책의 결과가 나오면 모든 정책을 수정하는 절차를 거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의 경제팀 교체 메시지에는 정책을 이론과 논리로 다투지만 말고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정책에 바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들어 고용 정책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고백성’ 발언을 잇달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도 “적어도 고용 문제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엄중한 평가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은 오래 기다릴 만한 그런 여유가 없다. 정부로서는 빠르게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전 경제수석 재직 시절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이고,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했던 것과는 분명하게 온도 차가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혁신성장,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를 축으로 하는 경제정책의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혀 왔지만, 2년 차 들어 소득주도 성장보다는 포용적 성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메시지에 변화를 준 바 있다. 이어 올해 말 경제팀을 교체하면서 소득주도 성장의 가장 중요한 축인 최저임금 정책에 본격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부터 최저임금 결정 구조개편 등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7개월이 지났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야 하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고용 지표 등이 좋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부나 청와대 내에서도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간 청와대 관계자들은 각종 통계 수치가 회복되는 시점에 대해 올 연말을 계속 지목했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개편 등 구체적인 정책 수정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다른 정책의 수정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에서 논의되고 있는 탄력근로제 확대 방안 등이 주목되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소득주도 성장 관련 또 다른 주요 정책 중의 하나인 ‘주 52시간 근로제’의 후속 대책이다. 문 대통령이 ‘활력’이라는 말을 최근 많이 쓰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 내는 적극적인 유인책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음 주 발표되는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은 올해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