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강제북송 탈북민 4명
자의적 구금 피해자로 규정

문재인 정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다.

미 국무부는 11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세계적으로 너무 많은 곳에서 개인들이 단순히 그들의 신념에 따른 삶을 산다는 이유로 박해와 체포, 심지어 죽음에 직면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 자유법에 따라 북한, 중국, 이란, 미얀마, 에리트레아, 파키스탄,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10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11월 28일 지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2001년 이후 17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에 올랐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이러한 (종교의 자유) 억압 앞에 관중으로 서 있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적 종교 자유 보호와 증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평화와 안정, 번영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미국은 정부, 시민사회단체, 종교 지도자들과 세계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강제북송 뒤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된 강경희, 김승철, 리금남, 리명주 4명을 자의적 구금 피해자로 규정했다. 자의적 구금이란 범죄 증거나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체포나 구금되는 것을 의미한다. 실무그룹은 보고서에서 북한 당국이 법적 근거 없이 탈북민을 배반자로 규정하고 구금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무그룹은 “북한과 중국 당국은 국제 규범에 따라 이들 4명의 탈북민에 대한 지체 없는 석방과 배상 등의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 = 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