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기금운용계획안 분석

구직급여예산 1년새 16%증가
최저임금 가파른 인상도 한몫
“정책실패 혈세로 메우기 한계”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되면서 실업급여를 비롯한 2019년도 고용 지원 관련 예산도 줄줄이 대폭 인상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과도한 일자리·복지 예산 확대로 이어질 경우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추경호(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영향을 받는 내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의 세부 사업현황’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구직급여 예산은 전년 6조1571억 원 대비 16.7% 증가한 7조1828억 원으로 확정됐다. 이처럼 구직급여 예산 규모가 크게 불어난 것은 고용 한파에 따른 구직급여 신청 증가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구직급여 예산 증가액은 670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는 지난 9월 3일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 원안에서는 구직급여 예산을 7조4093억 원으로 편성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 예산심의 과정에서 총 2265억 원을 감액한 7조1828억 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구직급여 보장성 강화 시행 시점이 내년 1월에서 7월로 미뤄진 점과 급격한 예산 확대가 정부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다른 고용 관련 지원 사업에도 막대한 재정 부담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도 모성보호 육아지원 예산 역시 289억 원 증가한 2604억 원을 기록했다. 또 산재보험급여 예산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443억 원 증가한 5조7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피해를 정부 재정으로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구직급여 사업 외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조 원 규모(약 2조8000억 원)로 편성돼 있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실패를 재정으로 메우려는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통계가 증명하듯이 일자리는 감소하고, 소득분배는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는 정책 실패를 국민 혈세로 메우려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소득주도 성장을 폐기하고 시장원리에 입각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