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터高 확대도 정체
대학진학 몰입현상 심화

대학 진학 대신 직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직업·실업교육 전문 고교인 특성화고에서 최근 8년간 학생 수가 전체 학생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수요 맞춤형 고교인 마이스터고 역시 양적 확대가 주춤거리는가 하면, 학생도 여전히 남학생에 편중돼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재 양성이 시급한데도 뿌리 깊은 인문계 숭상의식과 천편일률적인 대학 진학 속에 취업상황 악화, 현장실습 안전사고 등까지 맞물리면서 중등직업교육의 위기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0일 박근영 한국교육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의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지정 현황 및 분포’에 따르면, 2010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전문계고에서 취업중심학교로 개편된 특성화고는 2012년 475개까지 늘었다가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 현재 464개가 운영 중이다. 특성화고 학생 수는 2011년 33만1347명에서 올해는 24만9430명으로 약 24.7% 줄었다. 전체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한다 해도 같은 기간 전체 고교 학생 수가 194만3798명에서 153만8576명으로 20.9% 감소한 것과 견주면 특성화 고교 학생 수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성화고 총 6개 계열 중 상업계열이 13만7054명에서 9만7380명으로 3만9674명, 29.0%로 가장 큰 규모로 감소했다. 공업계열은 14만8451명에서 11만4447명으로 3만4004명, 22.9% 줄었다. 수산 및 해양계열은 3387명에서 1684명으로 1703명, 50.3% 줄어 비율로는 가장 감소 폭이 컸다. 농업계열은 1만4516명에서 1만3151명, 가사 및 실업계열은 2만7939명에서 2만2664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마이스터고 역시 2011년 첫 개교 당시에는 2015년까지 50개 학교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4월 기준으로 47개 학교에 머물고 있다. 학생 수는 2011년 1만2886명에서 올해 1만8105명으로 40.5% 늘었지만, 올해 기준 남녀 학생 비율은 1만5346명 대 2759명으로 남학생이 약 5.6배 많았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