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내 월급도 기부할것”
국민들에 적극적인 참여 호소

경제위기로 여전히 긴축 재정이 시행 중인 그리스에서 국방장관이 국민에게 새 군함을 사들이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제안하고 나섰다.

7일 AP통신에 따르면, 파노스 카메노스 장관은 오는 2019년 1월 1일 새 구축함 등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금하는 계좌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메노스 장관은 6일 그리스 뱃사람들의 수호성인인 성 니콜라스 축일을 맞아 그리스 피레아스의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오찬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내가 최초 사업 참가자가 돼 내 월급을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노스 장관은 지난 1896년 제1회 올림픽을 앞둔 그리스가 독지가 게오르기오스 아베로프의 자금 지원으로 주경기장인 파나테나이아 경기장을 무사히 복원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현재 그리스 국민도 이를 다시 기억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메노스 장관은 부유한 그리스 해운업계뿐 아니라 일반 그리스인들도 이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며 기부를 호소했다. 카메노스 장관은 2019년을 해군 현대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고 자국 함대 증강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대서양 조약기구 가맹국이자 오랜 기간 지역 라이벌인 터키와의 군비 경쟁을 이어나가겠다는 계산이다.

8년에 걸친 구제금융 체제를 지난 8월 공식 졸업한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긴축에 지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국제채권단과 합의한 연금 추가 삭감 백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채무의 건전한 관리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는 국내총생산(GDP)의 3.5%, 2060년까지는 GDP 2.2%의 재정 흑자를 유지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국민은 긴축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민간 최대 노조 GSEE가 24시간 총파업을 단행했고 27일 언론노조가 파업에 들어갔고 14일엔 공무원 및 교원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