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IMC그룹이 보유한 첨단 절삭공구 생산 자동화 장비. 대구시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권영진(오른쪽) 대구시장이 지난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테펜에 있는 IMC그룹 본사에서 제이컵 하파즈 회장과 항공기 부품 제조용 절삭공구 생산 공장 대구 투자협약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대구시 제공

- 대구시-IMC그룹 ‘엔드밀’설립 투자 MOU 체결

1998년 ‘대구텍’ 설립 이어
773억 투자…계열사 추가키로
5만여㎡부지 내년말 준공 목표
고성능절삭공구 생산 70% 수출

權 시장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세계적인 절삭공구 기업인 이스라엘 IMC그룹이 대구에 항공기 부품 제조 전문기업 설립을 추진한다. IMC그룹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워런 버핏이 대구에 투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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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는 권영진 시장이 이스라엘 갈릴리에 있는 테펜에서 지난 5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제이컵 하파즈 IMC그룹 회장과 가칭 ‘IMC 엔드밀’ 설립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IMC그룹은 약 773억 원을 투자해 대구 달성군 가창면 대구텍 내 옛 대중금속고 부지 약 5만8253㎡에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 내 착공한다. 주력 생산품은 항공기 부품 제조용 고성능 절삭공구와 고강도 공구용 텅스텐 소재다.


이번 투자로 IMC그룹은 한국에 대구텍과 IMC 엔드밀 등 2개의 주력 계열사를 보유하게 됐다. IMC그룹은 1998년 대한중석을 인수해 대구텍을 설립했다. IMC그룹은 앞으로 대구텍이 자동차, 선박 등의 부품 가공을 위한 절삭공구에 주력하고 IMC 엔드밀은 항공기 부품용 절삭공구에 집중하는 생산 방식을 채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IMC그룹 관계자는 “IMC 엔드밀 설립을 위해 미국, 일본, 이스라엘 등 여러 후보지를 두고 치열한 논의 끝에 대구로 결정했다”면서 “대구·경북의 우수한 인력 및 안정적인 기업 경영환경, 대구시의 적극적 지원 등이 투자를 결정하게 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IMC그룹이 IMC 엔드밀을 통해 항공기 부품용 절삭공구 생산에 주력하는 이유는 항공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IMC그룹 측은 세계 항공산업이 환경 규제, 연비 경쟁에 따른 노후 항공기 교체 수요가 커지면서 항공기 부품용 고성능 공구산업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C그룹은 IMC 엔드밀 매출액을 2020년 300억 원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연평균 15.5%씩 공격적으로 키울 계획이다.

권영진 시장은 “IMC그룹의 투자가 단기적으로 150명(생산직 120명, 사무직 30명)을 신규 고용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기계·금속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IMC그룹은 공장 신설에 따른 전문기술직 및 생산 설비에 직접 필요한 직원은 업무 효율성과 지역 발전을 위해 달성군을 포함한 대구시에서 채용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IMC 엔드밀은 생산 제품의 약 70%를 수출해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아울러 고품질 텅스텐 소재는 국내 업체에도 판매될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들이 원재료 해외 의존도 감소로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52년 이스라엘 테펜에서 탄생한 IMC그룹은 이스카(이스라엘), 대구텍(한국), 탕갈로이(일본), 잉가솔(미국) 등 전 세계에 13개의 대표 계열사와 130여 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고성능 절삭공구 제조·판매·서비스 기업이다. 임직원은 1만2749명이며 2017년 기준 총 25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역에 있는 대구텍은 종업원 1300여 명, 매출액 8000억 원이 넘는 국내 최대 절삭공구 기업이다.

워런 버핏은 IMC그룹 지분을 2006년 80%, 2013년 나머지 20%를 인수해 현재 100%를 보유하고 있다. 버핏은 지난 2007년 10월과 2011년 3월 두 차례 대구텍을 방문했다. 그는 전 세계 수많은 기업에 투자하지만 두 번씩 찾는 것은 대구텍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IMC 엔드밀 설립에도 그의 영향력이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대구에 대한 애정도 각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권 시장은 외국 기업인 일본 스미토모화학 출자회사인 SSLM과 영국 첨단 신소재 기업인 모건 등의 투자도 유치했다. SSLM은 달성군 다사읍에서 2차전지 분리막을, 모건은 달성군 논공읍에서 카본과 세라믹 단열재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두 업체의 고용인원은 각각 350명과 197명이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