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文대통령 발언 놓고 반발
대검선 감찰인력 추가 투입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에 대한 감찰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사건의 성격을 미리 규정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단 청와대는 특감반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고, 담당 기관 접촉 등과 관련한 행동 준칙을 만드는 등의 특감반 개선 대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 감찰본부는 청와대 특감반에 있다 비위 의혹으로 복귀한 수사관 등에 대한 감찰을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격에 대해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 문 대통령도 사실상 청와대·여권에서 계속 말해 왔던 “일부 특감반원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점에 동감하고 있다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5박 8일간의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곧바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으로부터 특감반 사태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데, 보고 내용은 일부 부적절한 행위가 있어 특감반 교체를 단행했지만 골프·향응 접대 등 부적절한 행위는 확인된 바 없다는 게 핵심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보고 내용을 토대로 조 수석을 재신임하고 조 수석에게 공직기강 확립 대책을 지시했다.

한편 민정수석실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직기강 확립 대책과 특감반 운영 개선 방안 등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감반 운영 개선 대책으로는 검찰과 경찰로만 구성돼 있었던 특감반을 감사원, 국세청 등 다른 사정기관으로부터도 인력을 파견받아 인적 구성을 다양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감반 인원을 늘리고 기관 파견을 늘릴 계획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경 외에 타 기관으로부터 오는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선안에는 특감반원들의 담당 기관 구성원 접촉 원칙 등을 담은 행동 준칙 등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