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美 농산물 빠른구매”요구
폭스바겐 등 독일차 3社 만나
미국내 생산확대 강력 요청도

中은 “협상 자신있다” 불안 달래
지식재산권 침해 처벌 제스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 생산된 자동차·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인 가운데 독일차 3사 경영진을 만나 미국 내 생산확대를 강력히 요청했다. 그는 무역전쟁 ‘일시 휴전’에 합의한 중국에 대해서도 “나는 관세맨(Tariff man)”이라며 농산물 구매 등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관세 폭탄 투척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방위 압박 행보를 이어갔다.

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차 3사 경영진을 만났다”며 “대통령은 모든 자동차업체가 미국에서 생산하고 더 우호적인 사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비전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헤르베르트 디스 폭스바겐 CEO와 디터 체체 다임러 회장, 니콜라스 피터 BMW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트럼프 행정부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독일차 경영진 간 회담은 당초 예정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차 3사의 미국 내 투자확대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독일차 경영진들은 미국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미국이 수입 독일차에 신규 관세를 부과할 경우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실제 폭스바겐은 미국 내 포드 공장을 활용한 생산확대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백악관은 독일차 경영진들이 트럼프 대통령 외에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도 만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연일 압박 공세를 계속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할 예정이며 더 빨리 구매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는 이 거래가 이뤄지길 바라며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것을)기억하지 못한다면 나는 관세맨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9시간 뒤 다시 “우리는 중국과 진짜 거래를 하거나 아니면 아예 거래하지 않을 것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는 미국에 수출되는 중국 제품에 심각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지식재산권 도용 제품과 서비스의 미국 내 수입금지 법제화는 검토해야 할 아이디어이며 추가적 입법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해 중국을 겨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서면서 90일이라는 한시적 휴전 기간 양국 간 합의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우려가 커지자 중국은 향후 무역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5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일 회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합의 실행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양측 경제무역 대표단이 90일 안에 명확한 시간표와 로드맵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며 “(협상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4일 37개 기관과 함께 심각한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처벌 조항을 담은 각서를 발표해 미·중 무역협상을 앞두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베이징=김충남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