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낙중 기자

10일 임기종료 앞두고 인터뷰

태극기 부대 주장 존중하지만
黨 우경화했다는 지적 성찰을
여당, 朴정부 국정농단 잘아는
조응천 의원 경고 새겨들어야

노동문제, 사회적 대타협 필요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바람직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극우 세력이 전면에 나서 당이 우경화해선 안 된다”며 “우리 당의 지향점은 합리성을 추구하는 중도 실용주의”라고 밝혔다. 오는 10일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김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태극기 부대’에 대해 “그분들의 주장은 존중하지만 그로 인해 한국당이 우경화했다는 지적은 깊이 성찰해야 할 부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심이 한국당에 온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당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

“계파를 원천적으로 청산하는 것에 당이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어설픈 계파 모임이나 해서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 상대하면 백전백패다.”

―김 원내대표 본인도 ‘김무성계’나 ‘복당파’로 분류되는데.

“원내대표가 된 후 계파 활동을 한 적은 결단코 없다. 김무성 의원과도 인간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지 서로를 계파로 연결할 게 없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을 추진하는 것이 논란인데.

“박 전 대통령이나 이 전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던 사람들로선 어렵게 꺼낸 얘기인 만큼 순수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의 상처에 재를 뿌리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가 논란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가 바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다. 민주당은 조 의원의 경고를 엄중히 들어야 한다. 민정수석은 세상 돌아가는 실상을 대통령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인의 장막’을 걷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세상을 오인하게 하는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청와대가 최순실이라는 사적 채널에 의해 가동되도록 방치했다면, 조국 민정수석은 ‘촛불 채무’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청와대가 가동되도록 방치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데 노동 현안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지금 경제는 절대적인 노동개혁, 사회적 대타협을 필요로 한다. 그 사실을 민주노총이 깨달아야 하는데, 정치 권력과 결탁해 ‘우리가 지지했으니 이 정도는 감내하라’고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노조의 편을 들어 일시적인 안위를 누릴 순 있겠지만, 청부업자의 말로는 비참할 뿐이다. 노조를 더 이상 정권의 하수인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조 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으면 정부가 수정예산안을 가져와야 하는데 ‘국회가 눈감아주겠지’란 생각에 빈손으로 왔다. 정부의 무분별한 일자리 예산, 불투명한 남북경협자금도 수두룩하다.”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입장은.

“도농복합형 선거구제가 각 당의 입장을 절충한다는 점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농촌 산간벽지는 소선거구제를 그대로 유지하되,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대도시에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 국회의원 숫자를 줄일 수 있다. 지금의 의석수 범위 내에서 지혜를 모아야 한다. 또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다당제 구도로 가면 필연적으로 대통령 중심 권력구조도 바꿔야 한다.”

―원내대표 임기를 마치는 소회는.

“‘금수저 웰빙 정당’으로 불리던 한국당에 ‘야당의 근성’이 싹트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다. 취임 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당 지지율이 25%를 넘어섰다. 다만 아직도 우리 당 의원들이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해 엄동설한에 버려진 들개처럼 견제하고 비판하는 투쟁력을 갖추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내년 전당대회에 출마하나.

“원내대표로 1년간 문재인 정권에 맞서 대여투쟁을 강화하면서 그런 리더십을 보였는지 평가받아야 한다. 계파 논리로 동료들을 보지 않으려 애썼다고 자신한다. 다만 ‘남산 지게꾼도 차례를 지킬 줄 안다’는 말이 있듯 때를 가릴 줄 아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김윤희·손고운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