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제안, 사실 아냐”
北, 주내 결단해야 연내 가능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추진을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이 조만간 김 위원장의 답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내년 초 미·북 정상회담 전 서울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양해를 구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성사되려면 북한이 이번 주 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정상회담 날짜는) 연내든 연초든 열려 있고 북측의 결단이 중요하다”며 “일부 언론에 등장한 18∼20일 답방 제안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특정 일자를 지목해 북한에 서울 답방을 제안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연내 답방에 대해 열려 있다 정도로 언급했는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실무회담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일러도 18일 이후에나 답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9월 평양 정상회담을 할 때도 10일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며 “서울 정상회담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더 준비해야 될 게 많다”고 전했다. 앞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18·19·20일을 비워놓은 것으로 봐서는 그때 올라오지 않겠는가”라며 “17일이 김 위원장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 기일이기 때문에 그날은 못 올 거고, 그다음 20일부터는 일정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오는 12∼14일 김 위원장 답방 일정을 북한에 제안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답방 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또는 고위급 회담이 이뤄지기 전에 남북 간에 먼저 답방이 이뤄지면 부담이라는 염려가 없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서 그런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김 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연내 답방에는 미국의 반대 등 특별한 걸림돌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