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3당 “선거제 개편 연계” 농성
예산안 처리 예측불허 국면으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小)소위원회가 연이은 밤샘 심사에도 1조5000억 원을 감액한 채 사실상 심사를 종료, 상당수 쟁점 예산의 감액·증액 심사가 원내대표 테이블로 넘어간 것으로 4일 전해졌다. 소소위는 끝났지만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이 이날부터 국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주장하며 무기한 공동 농성에 돌입하는 등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언제쯤 이뤄질지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소소위가 240개 쟁점을 놓고 새벽 4시까지 (심사)했는데, 소소위에서 도저히 합의하기 어려운 쟁점이 있었다”며 “이는 원내대표들이 모여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예결특위 3당 간사 간 소소위가 오늘(4일) 새벽 1조5000억 원을 감액하며 활동을 (사실상) 종료한다”며 “재보류 예산 70건과 방만한 위원회 예산, 특별활동비 예산 등은 원내대표 테이블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보류된 예산에는 공무원 증원, 남북경협 기금, 일자리안정자금 등 일자리 예산과 가계소득 동향 통계예산, 일자리 위원회 등이 포함됐다. 소소위는 이날 오후부터는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도 투입해 국회 3당 간사들과 ‘2+2+2’ 형태로 심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평화당 등 야 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선거제도 개편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연계하겠다고 선언하고 이날부터 국회에서 무기한 공동 농성에 돌입했다.

야 3당은 5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공동 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긴급 회동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안을 볼모로 선거제도 개편을 관철시키려 하는 데 대해 어느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직선거법 개정을 이유로 해서 예산안을 처리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