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골든볼·올해의 선수 등
賞 휩쓸며 최고의 한해 만들어
3연패 노렸던 호날두는 2위

크로아티아 출신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가 메날두(메시 + 호날두)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모드리치는 4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축구선수 최고의 영예인 발롱도르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발롱도르는 축구 전문매체 프랑스풋볼이 주관하며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발롱도르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사이좋게 5번씩 차지했다. 발롱도르 3연패를 노렸던 호날두는 투표에서 모드리치에게 밀려 2위에 만족했다. 메시는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킬리앙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에 이어 5위에 그쳤다. 메시가 톱3에서 제외된 건 12년 만에 처음이다. 모드리치는 2018 러시아월드컵 골든볼(최우수선수),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상,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이어 발롱도르까지 휩쓸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다.

미드필더인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면서 러시아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론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힘을 보탰다. 모드리치는 “발롱도르를 수상한 위대한 선수들 사이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다”면서 “‘최고의 순간은 절대 쉽게 오지 않는다’는 명언을 이 자리에서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원사령관’ 모드리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발롱도르 수상은 더욱 돋보인다. 모드리치의 조국 크로아티아는 1991년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뒤 1995년까지 유고슬라비아 인민군, 세르비아 지역군에 맞서 독립전쟁을 치렀다. 이로 인해 크로아티아엔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이 쏟아졌다. 모드리치의 할아버지는 1991년 세르비아 반군에게 사살당했고 살던 집은 불에 타 사라졌다. 모드리치는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싸구려 호텔을 전전했다. 사실상의 난민 생활. 모드리치는 그러나 꿈을 잃지 않고 좁은 호텔 주차장에서 공을 찼으며, 가족은 돈을 모아 그를 크로아티아 NK자다르 축구클럽에 보내 오늘날 세계적인 스타로 길러냈다.

모드리치가 발롱도르를 받으면서 레알 마드리드는 통산 11번째 수상으로 바르셀로나와 함께 이 부문 최다 공동 1위가 됐다.

노르웨이의 아다 헤게르베르그(23·리옹)가 여성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음바페는 21세 이하에게 주어지는 코파 트로피를 받았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