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흐려진 청와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로사거리에서 바라본 청와대가 뿌연 비안개 속에 잠겨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정부운영 1년쯤엔 안일해져
이번 사안은 개인의 일탈 탓”

야당의 경질 요구에 대해선
“정치적인 행위”라며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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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비위 사실 적발에 따른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전원 교체로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경질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과 관련 3일 “야당의 정치적인 행위”라며 방어에 나섰다. 이 대표는 특히 이 과정에서 “(감찰반 비위에) 개인 품성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거나 “조 수석은 이 사안에는 아무런 연계가 없다”는 등의 납득하기 힘든 설명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에 파견 나온 직원이 사적인 이해관계로 청와대 신분을 활용한 사례가 있어 신속하게 처리한 과정이 있었다”며 “실제로 제가 파악한 바로는 조 수석은 그 사안에 관해서는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말했다. 반부패비서관실 특감반은 민정수석실 산하에 있는 기구로 공직 기강 점검을 위해 설치됐는데 오히려 자신들이 비위에 연루돼 전원 교체된 상황이어서 여권 일각에서도 조 수석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나치게 안이한 상황 인식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는 조 수석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정부 운영이 1년쯤 되면 안일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사안은 개인 품성도 많이 작용한 것 같다”며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여러 사람이 있어서 예상치 않았던 행위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청와대 전반적인 분위기는 아니고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보고 있는데 (공직 기강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청와대 내부에서도 기강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어떤 방식이든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곧바로 “경중을 잘 알아서 사안의 크기만큼 관리자가 책임져야 하는데, 이번 사안의 크기는 그렇게 큰 사안은 아니다”고 말해 조 수석 보호에 나섰다. 이 대표는 전날 조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던 조응천 의원의 글에 대해서도 “내가 본인한테 확인해 보니 조속하게 사태를 처리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정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계속 하락 추세인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에 대해 “그동안 너무 고공 행진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장 중요한 건 민생경제이고 최근 있었던 일련의 논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병기·이은지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