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4번째 공판서 진술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 ‘드루킹’ 김동원 씨와 댓글조작 공모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의 30일 공판에서 김 지사에게 불리한 증언이 나왔다. 특히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 씨는 김 지사의 지시로 청와대에 일본 오사카(大阪) 총영사직에 관해 문의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건을 조사한 허익범 특별검사는 드루킹이 당초 측근 도모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인사 청탁했다가 좌절된 뒤 김 지사 측으로부터 센다이(仙台) 총영사직을 역제안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한 전 보좌관은 “당시 김봉준 청와대 인사비서실 선임행정관에게 오사카 총영사 관련 정보를 김 지사의 지시로 물어본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면서 “행정관도 (내가 당시 김 의원) 보좌관이었기 때문에 의원님이 궁금해한 것으로 이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재판에서 특검팀은 김 선임행정관이 특검 조사에서 “당시 오사카 총영사직 임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됐느냐”는 질문에 “후보자 적정 여부를 검토했을 때 (김 지사가 제안한)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직에 보내는 것이 맞지 않는 것 같아 윗선에 그렇게 보고를 했다”는 진술 내용을 밝힌 바 있다.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인사청탁을 했고 김 지사가 실제로 이를 위해 움직였다는 의미다. 특히 특검은 이 같은 드루킹의 청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지사가 드루킹 측에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반대로 제안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댓글조작과 인사청탁을 거래하려 했다는 의심이다. 김 지사는 여러 차례 “댓글조작 사실을 몰랐고 지방선거와 관련해 총영사직을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