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비판 거세지자 ‘절충안’
시민들 “삭감해 고통 분담을”

울산시의회가 지역 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정비를 2년간 동결 후 2년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시민들과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민정서를 무시한 ‘꼼수 인상’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문화일보 11월 23일 13면 참조)

27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은 전날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원 의정비를 2019년과 2020년은 동결하고, 2021년과 2022년은 공무원 보수인상률(2.6%)을 적용하는 방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주도로 의정비 인상을 결정한 뒤 시민들의 반발이 폭주하자 ‘2년 동결 후 2년간 인상’이란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 인상안은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울산시의정비심의원회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지역사회는 지역 경제상황과 정서는 고려하지 않은 ‘꼼수 인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울산시당은 26일 기자회견 열고 “조선업 불황은 깊어지고, 자동차산업도 침체되는 위기에 직면, 시민들의 걱정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시의회는 의정비 인상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시의회가 결정한 2년 동결 후 2년간 인상은 시민들의 눈치를 본 꼼수 인상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정의당 울산시당도 이날 “지역 경제가 유례없이 어려운 시점에서 의정비 셀프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민주당 시의원들은 의정비 인상을 즉각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울산시민 문모(48) 씨는 “지금 울산은 불황으로 실업자와 폐업하는 중소상인이 늘어나 아우성인데도, 시의회는 이들 시민으로부터 받은 세금으로 의정비만 인상하려 한다”며 “시의회는 이 시점에서 의정비를 인상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삭감으로 고통을 분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