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자기 정치, 갑질도 넘어 음주운전, 음주폭행 사건까지 드러날 지경이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책임 선상에 있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은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종천 의전비서관이 지난 23일 새벽 만취 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문 대통령이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이라고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마침 그날 오후엔 비서실 워크숍도 예정돼 있었다. 청와대에 기강이란 것이 있는지조차 의문이 간다.

지난 10일 새벽에는 경호처 직원이 술집에서 다른 손님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심야 술집 결제 등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에 대해 “청와대는 24시간 365일 일하는 곳”이라고 반박했었는데, 이런 것을 심야 업무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난 8월에는 일자리수석실 행정관이 공공기관 직원에게 전화로 “지금 웃음이 나오느냐” “통화 내역, 문자 다 한번 볼까요” 등 갑질도 넘어 위협까지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평양 공동선언문 네임펜 서명,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념촬영 미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면담 대기 등의 해프닝도 의전비서관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임 실장은 물론 공직기강을 다루는 민정수석부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그런데 임 실장은 25일 페이스북에 ‘하얀 눈을 보면서 만주와 대륙을 떠올렸다’는 글을 올렸다. 조국 민정수석은 자기 분야도 아닌 경제정책을 거론하며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상·하 모두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