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슨 대화? 김병준(앞줄 오른쪽)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김성태(앞줄 왼쪽)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비상대책위원회의가 열리는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인적쇄신 관련한 방침 정해
친박·복당파 동시에 겨누기
초선·험지에 가점 적극 검토
현지 조사·여론조사 등 평가
인지도 높은 중진 유리한 탓

친박 “全大 겨냥 꼼수” 반발
김병준 “계파 논리 살리면서
분당 운운하면 용납 못한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인적 쇄신과 관련해 초선 의원과 열세 지역에서 활동해 온 당협위원장에게 가점을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아울러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공천 파동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파동을 양대 감점 요인으로 설정, 친박(친박근혜)계와 복당파(탄핵 정국에서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다 복귀한 인사들)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이에 친박계는 ‘꼼수’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반발하고 있어 당내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진곤 조강특위 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선수별·지역별로 가·감점 제도를 도입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 차등을 주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강특위 내부에선 다선 의원의 평가 점수에는 0.8을 곱하고, 초선이나 원외에 대해선 1.2를 곱하는 식으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원들의 평판 등이 포함된 현지 실태조사와 여론조사, 중앙언론 노출도, SNS 노출도 등을 합산하는 현재의 정량평가가 인지도 높은 중진 의원들에게 유리할 수 있음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어려운 곳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어낸 인물에 대해선 경쟁력을 높게 평가하고 메리트(이익)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강특위는 또 20대 총선 당시의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계) 공천’ 논란과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발생한 분당 사태 등이 당내 갈등을 극대화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규정, 친박계와 복당파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예고하고 있다. 조강특위 관계자는 “정성평가에선 공천 파동과 탄핵 파동 등 두 가지 요인이 가장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평가 요소에) 들어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조강특위가 인적 쇄신의 기준을 구체화하면서 당내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친박계 중진으로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정우택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비대위가 굳이 당협위원장 교체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전당대회를 유리하게 치르기 위한 꼼수라면 당은 다시 한 번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며 “여기서 꼼수란 탄핵 당시 탈당한 인사에게 당협위원장을 주고 지금의 당권을 유지하려 하는 의도를 뜻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조강특위가 특정 계파나 지역을 타깃으로 (삼아 당협위원장을) 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계파 논리를 살리며 분당 운운하는 사람들은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