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서 업체 지급할 금액
1년도 안돼 1220억원 폭증

“통행량 회복” 道예측 빗나가
상권 침체로 지역경제 시름

강원도가 민자 도로인 미시령 터널 통행량 예측에 실패하면서 도로 운영사에 지급해야 할 손실보전금이 당초 예상액보다 1200억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강원도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6년까지 도가 미시령 터널 운영사인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지급해야 할 손실보전액은 3620억 원으로 추산됐다. 강원 인제에서 속초를 잇는 미시령 터널(3.69㎞)은 2006년 개통 당시 향후 30년간 차량 통행량이 기준치(735만7680대)의 79.8%를 밑돌면 강원도가 업체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방식(MRG)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MRG 협약에 따른 최저보장기준 수입은 5568억 원이지만 예상 수익은 1948억 원에 그쳐 차액인 3620억 원을 도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올해 초 강원도가 예측한 같은 기간 손실보전액 2400억 원과 비교하면 1220억 원(50.8%)이 늘어난 규모다.

손실보전금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6월 개통한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영향이 크다. 미시령 터널을 이용해 속초와 양양 등 강원도 동해안으로 가던 차량이 새로 뚫린 고속도로를 이용하면서 미시령 터널 통행량이 고속도로 개통 전과 비교해 65% 급감했다. 강원도는 고속도로 개통 효과가 사라지는 올해부터는 미시령 터널 통행량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통행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손실보전금 규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통행량 급감으로 인제군 북면 일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관광사업 위축 등 지역 경제는 붕괴 위기에 놓였다. 특히 전국 황태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북면 용대리 황태 판매장의 매출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인제군은 지역 경기 활성화 대책으로 3300원인 미시령 터널 통행료를 무료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강원도는 열악한 재정여건으로 난색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번 손실보전금액 산출은 미시령 터널 통행량이 협약 대비 30%일 경우를 산정한 것”이라며 “미시령 터널 주변 활성화 사업으로 손실보전금액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