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 공방 본격화…‘이탈표’가 최대변수

평화·정의 ‘긍정’… 과반가능성
사법부 독립 침해 ‘역풍’ 불수도
탄핵안 실제처리여부는 미지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현직 판사들에 대한 탄핵 소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법관 탄핵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일단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탄핵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아 탄핵소추 의결정족수인 재적 의원 과반을 가까스로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역풍’에 대한 우려도 있는 만큼 탄핵 소추안이 실제로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법부 개혁의 뜻을 함께하는 야당과 함께 (법관) 탄핵 소추 논의를 즉각 시작할 것”이라며 “탄핵소추도 국회가 적극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어제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현직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나온 것은 무너진 사법 신뢰를 되찾기 위한 특단의 대책까지 강구한 것으로, 사법부 내에서 자성과 개혁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높게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곧바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탄핵소추안 처리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민주당은 평화당, 정의당 등 법관 탄핵에 찬성하는 정당과 함께 소추안을 공동 발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헌법 65조 2항에 따르면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에 재적 의원 과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129석, 평화당이 14석, 정의당이 5석으로 세 정당만으로 148석에 이른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과 행보를 같이하겠다고 밝힌 의원, 여권 성향 무소속 의원 등을 합치면 범여권 의석은 155∼157석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산술적으로는 탄핵 소추안 가결이 예상된다.

하지만 소추안 가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국회법 130조에 따르면 탄핵소추안은 무기명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여권 내 일부 이탈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나 평화당 소속 일부 의원은 남용 가능성이나 사법권 독립 침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법관 탄핵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관 탄핵이 자칫 사법부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되면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