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의 한 명인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난 17일 조사했다고 한다. 송 비서관 수사를 맡은 서울동부지검은 이런 사실을 밝히면서 ‘피의자 신분’이라는 사실과, 불법 정치자금 혐의에 대한 객관적 증거 확보를 강조했다. 기소는 물론 구속 검토 얘기도 떠돈다고 한다. 드루킹 부실 수사와, 심재철 의원에 대한 전광석화 같은 수사가 대비되면서 ‘코드 검찰’ 의심을 더 키운 현 검찰이 권력 실세를 수사한 것은 가상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간단하고 수사도 어렵지 않다는 정황에 비춰 볼 때, 제대로 수사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송 비서관은 2010년 8월부터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고(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소유의 골프장에서 매달 340만 원가량씩 2억80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7년 동안 웨딩사업부 이사 직함을 가졌는데, 실적은 없다고 한다. 송 비서관은 2012년과 2016년 경남 양산에서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했고, 이 자금들이 그 지역 선거비용으로 사용된 혐의도 뚜렷하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적발한 드루킹 특검은 지난 8월 이 혐의에 대해선 입건조차 않고 검찰로 이첩했으며,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동부지검이 수사하도록 했고, 3개월 지나 토요일에 비공개 소환이 이뤄졌다. 그 사이 청와대는 ‘문고리 비서관’으로 불리는 제1부속비서관에서 또 다른 요직인 정무비서관으로 이동시켰다. ‘비문’으로 분류되던 전병헌 전 정무수석비서관의 사표를 검찰 수사와 함께 즉시 수리했던 전례와도 크게 다르다. 고위·핵심 공직자일수록 더 엄정하게 조치해야 한다. 청와대와 검찰은 이제라도 미적대지 말고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문 대통령이 비서관실에 선물했다는 ‘춘풍추상(春風秋霜)’ 액자를 더럽히지 않는 일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