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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꼴찌서 올 시즌 공동 2위 도약 비결

지난 4시즌 부진털고 ‘펄펄’
하위권 예상 깨고 9승6패
3점슛 1위, 팀득점은 2위

서 감독 취임뒤 조직력 강화
실책 줄고 공수 짜임새 갖춰

질책보다 칭찬…매일 ‘면담’
“화끈한 젊은농구 추구할 것”

kt는 지난 시즌 프로농구 꼴찌였다. 2013∼2014시즌(5위) 이후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이 없다. 2014∼2015시즌부터 2회 연속 7위였고, 2016∼2017시즌 9위였으며, 2017∼2018시즌엔 최하위인 10위였다.

kt는 ‘동네북’에 비유됐지만 올 시즌엔 다르다. kt는 18일 DB를 97-95로 누르고 9승 6패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에서 현대모비스(12승 3패)에 이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KGC인삼공사, LG 등 3개 팀이 공동 2위를 형성하고 있지만 단연 kt가 눈에 띈다. kt는 지난 시즌 10승(44패)에 그쳤지만, 올 시즌엔 벌써 10승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kt의 환골탈태는 조직력 강화에서 비롯됐다. kt엔 모래알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kt는 2017∼2018시즌 팀 턴오버가 34개, 2014∼2015시즌은 55개로 최다 2위였고 2016∼2017시즌엔 41개, 2015∼2016시즌은 무려 67개로 1위였다. 그런데 올 시즌엔 실수가 확 줄었다. 18일까지 kt의 팀 턴오버는 2개로 최소 1위다. 조직력을 강화하면서 kt의 득점력은 놀라울 만큼 상승했다.

kt는 지난 시즌 게임당 83.1득점으로 9위, 2016∼2017시즌 76.5득점으로 역시 9위였으나 올 시즌엔 90.3득점으로 현대모비스(90.5득점)에 근소하게 뒤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kt는 서동철(50·사진) 감독이 지난 4월 부임한 뒤 짜임새를 갖췄다. 현역 시절 정교한 3점 슈터였던 서 감독이 남자프로무대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 서 감독은 1997년 은퇴 직후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코치를 맡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고 2013년부터 3년간 KB스타즈의 감독을 지냈다. 남자프로농구에선 삼성, 오리온의 코치를 거쳤지만, 감독직은 올 시즌이 처음이다.

서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지도자 출신답게 ‘다정다감’을 소통 수단으로 삼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서 감독의 지론.

서 감독은 질책하는 게 아니라 칭찬하고, 단점을 지적하는 게 아니라 장점을 강조하면서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는다. 시즌 중에도 개별 면담을 통해 격려를 아끼지 않고 고충을 함께 나눈다.

서 감독은 또 여자프로농구는 물론 고려대, 상무 감독의 경험을 살려 특히 신인급의 ‘대부’를 자처한다. 서 감독은 “조직력을 살리기 위해선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 격의 없는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해 선수단과 이야기할 땐 말을 많이 하기보다 들으려고 애쓴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3점슈터로 이름을 날린 서 감독이 부임한 뒤 kt의 중장거리 슈팅 정확도는 부쩍 높아졌다. 올 시즌 kt는 게임당 11.5개의 3점슛을 성공,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38%로 역시 1위. 슈팅 정확도가 상승한 건 전술전략의 완성도가 높아졌기 때문. 서 감독은 다채로운, 아니 복잡한 ‘방정식’에 비유되는 공수 패턴을 연구했고 선수단에 투영했다.

물론 ‘채찍’도 있다. 동료를 배려하지 않거나 희생하지 않을 경우엔 ‘잔소리’가 이어진다. 그리고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서 감독은 “포지션별 경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빠르고 박진감 넘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젊은 농구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