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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안동지원 판사 6명이 ‘국회에 사법농단 관련 판사들의 탄핵을 촉구하자’고 제안하는 사태까지 나타난 데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책임도 적지 않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5월 본인이 꾸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죄가 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뒤집으며 ‘의견수렴’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사실상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법원은 둘로 쪼개져 지금까지도 내부망을 통한 반목이 이어지고 있다. 사법 역사상 처음인 동료 법관 탄핵 제안은 마침내 갈등이 폭발한 결과로 보인다. 물론 실제 법관 탄핵까지 가는 길은 멀다. 국회가 탄핵안을 발의해서 의결하면 헌법재판소가 이를 받아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당장 오는 19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이 안건이 다뤄져 정식 ‘탄핵 촉구 결의안’으로 의결될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식의 탄핵 제안으로 법원 내 갈등의 골이 더 팰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적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 대법원장이 역시 본인 지시로 꾸려진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이 내놓은 법원행정처 개편안에 대해 의견수렴 입장을 밝혀 법원 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의견수렴이 후속추진단의 개편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모양새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차례 반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법원 내부에서는 이미 ‘도로 법원행정처로 갈 수는 없다’는 의견과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기구에 사법행정 총괄 기능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대립 중이다. 김 대법원장은 여러 차례 ‘과거와의 결별’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지만 쌓이는 법원 내 갈등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잠식할 수 있다. 결론은 사법 신뢰의 끝없는 추락이고, 그 피해자는 신뢰 없는 법대 아래 설 국민일 수밖에 없다.

임정환 사회부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