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백악관서 인도 명절 기념행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열린 인도 최대 명절로 힌두교 신들에게 감사기도를 올리는 ‘빛의 축제’인 디왈리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충분히 인지” 강조

“잘 안 풀리면 먼저 알려줄 것”
대화 열어두고 北에 공 넘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 기지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미공개 미사일 기지 현황 보고서가 불러온 미국 내 파장을 진화하는 한편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위터 내용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기지 위치는 물론 그 동향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음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배치 등과 관련한 상황 파악을 통제하에 두고 있음을 강조해 미국 내 우려를 가라앉히는 동시에 북한이 협상 커튼 뒤에서 미사일 기지 확충 등에 나서는 행보에 제동을 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일이 잘 안 풀리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밝혀 북한에 대해 비핵화 협상에 나서라는 압박 신호를 다시 보냈다. 미·북 대화의 창은 열어둠으로써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떠넘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진화에 나선 가운데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CSIS 연구원은 비핵화 협상에 미사일 기지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북한 미사일 기지와 관련해 “우리는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인식하며 두 눈을 부릅뜬 채로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CSIS의 북한 미공개 미사일 기지 현황 보고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탄도미사일 문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많은 나라가 북한의 계속된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의 요구로 연기된 미·북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 “우리는 적당한 시기에 회담이 잡히길 기대한다”면서도 “우리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