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열기로 잠정합의

한·미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는 12월 초쯤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의에서 양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 양국의 미래지향적 경제협력 방향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14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오는 12월 초순 미국 워싱턴에서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개최 날짜는 최종 조율 중이지만, 12월 7일쯤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고위급 경제협의회에는 이태호 외교부 2차관과 현재 공석 중인 국무부의 경제 담당 차관을 대신해 마니샤 싱 경제 차관보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 소식통은 “이번 회의의 의제는 아직 조율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외교부와 국무부 간의 협의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통상 이슈를 협의하기보다는 앞으로 한·미 FTA 개정 이후 조금 더 미래지향적이고 협력적인 경제 대화를 추진한다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가 열리는 것은 지난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2015년 10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외교 당국 간의 고위급 경제협의회 개최 합의가 이뤄졌다. 첫 회의는 같은 해 11월 20일에 열렸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임기 만료 직전인 2017년 1월 9일에는 제2차 고위급 경제협의회가 개최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양국 간 경제 및 개발, 우주, 기후변화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는 주로 양국 간의 직접적인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한국산 철강 수입 쿼터 문제,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한·미 FTA 개정 협상 등 주요 현안이 마무리된 만큼 본격적인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