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소강석(가운데) 새에덴교회 목사가 지난 9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교회에서 사랑의 쌀, 김장 나누기 전달식을 진행했다. 새에덴교회 제공

소강석 목사는…

가락동 지하상가 23평에서 목회하던 때, 소강석 목사 부부는 신문 배달을 하며 전도를 했고, 6∼7명이 예배를 볼 때 쥐들이 여기저기 출몰하는 등의 일화가 적지 않다. 1962년 전북 남원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난 소 목사의 집안은 유교적 가풍의 집안이었다. 초등학교 때 교회 부흥회를 붕어 잡는 행사로 오인해 가 본 것이 기독교와 인연이 됐다.

군산제일고에 다닐 때 “하나님과 만나는 뜨거운 체험을 한 후 거부할 수 없는 목회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한다. 유교적인 부모님과 충돌이 빚어졌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어느 날 성경과 찬송가만 든 채 집을 나왔다. 고학으로 광주신학교(현 광신대)를 다니며 전남 화순의 백암리에서 신학생으로 교회를 개척한 경험도 있다.

한국교회 성장이 끝나가던 1988년 가락동 지하에서 새에덴교회를 연 뒤 분당 정자동, 구미동을 거쳐 현재 4만 신도의 죽전 프라미스 콤플렉스를 일구기까지, 새에덴교회의 성장은 눈부시다. 그는 ‘3M’ 목회자로 불리기도 하는데, 맨손, 맨땅, 맨몸으로 성공을 이뤘다는 의미다. 그 성공에는 소 목사의 섬김의 능력과 소통력이 한몫했을 것이다. “가락동에서 좁은 지하교회를 벗어나 동사무소에서 생활이 어려운 동네 어른 200여 명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했어요. 모든 공을 동장님한테 돌리고, 어른들을 정성스레 대하니 이분들이 여기저기 교회와 목사 소문을 내주었어요. 교회가 지역사회와 만나고 작더라도 봉사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의 유명한 ‘엿장수 목회’도 그런 것이다. “어릴 적 엿장수는 떨어진 고무신, 고철, 심지어 머리카락 뭉치 같은 폐품 쓰레기만 받고도 달콤한 엿을 넉넉하게 떼어주더군요. 하나님도 꼭 엿장수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생겨나는 내면의 죄 보따리, 온갖 폐품 쓰레기를 다 가져와 하나님이 주시는 달콤한 복음을 받아갈 때 평안합니다. ‘엿장수 목회’는 ‘섬기는 목회’입니다.”

국내 목회자 중 한 손에 꼽히는 그의 설교는 ‘광대 설교’로 불린다. 소 목사는 윤동주 문학상을 탄 시인이면서 작곡가, 최근 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을 받은 왕성한 저술가이기도 하다. 그런 능력 덕분에 그의 설교는 이미지와 감성 시대에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소 목사는 “성장의 비결은 영혼과 열정이었다”면서 “목회나 설교가 신적 에토스와 파토스가 뒷받침돼 고달픈 사람들의 위안이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