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촉구

회사 직원을 폭행하고 음란물 불법 유통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양진호(47) 한국미래기술회장에 대해 시민단체가 수십억 원의 탈세·횡령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와 녹색당은 13일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회장과 그가 이끄는 ‘웹하드 불법 카르텔’이 불법적인 수익을 올리며 사업 과정에서 탈세와 횡령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서승희 한사성 대표는 “양 회장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한국미래기술 주도로 ‘200억 원을 들여 로봇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실제 연구개발비는 양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관련 없는 경비에서 지출돼 탈세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서 대표는 “업계 전체에서 웹하드 업체 실소유자는 6∼7명에 불과하다”며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경찰의 전면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서울지방국세청에 양 회장의 탈세 혐의를 담은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6일 한사성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웹하드 카르텔의 문제가 단순히 직장 내 폭력 문제나 양진호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제한돼서는 안 된다”며 “유착관계의 진상을 밝히고 웹하드 업체 대표와 임원들을 긴급 구속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이 지난달 30일 한 탐사보도 매체에 의해 공개됐고, 경찰은 7일 양 회장을 체포한 후 구속했다.

현재 수사당국이 양 회장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혐의만 △강요 △동물보호법 위반 △마약류 관리법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저작권법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 방조) △폭행(상해)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9가지 혐의에 달한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