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시민 모로코서 물린뒤 사망

영국에서 고양이에게 물린 사람이 숨지면서 ‘광견병 고양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광견병 박쥐’에 이어 광견병 고양이까지 출현하면서 전 세계 보건당국이 관련 질병 유입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1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이날 한 영국 시민이 모로코를 방문했다가 고양이에게 물린 뒤 광견병에 걸려 사망했다고 밝혔다. PHE는 여행자들은 이와 같은 감염에 주의하라고 경고하며 “이 사건이 많은 대중에 (감염 등) 영향을 줄 위험은 없지만, 사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를 치료했던 의료진 등은 당국이 모니터할 것이고, 필요하면 백신도 투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외 사망자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발병하면 생명에 위험이 있는 광견병은 뇌와 중추 신경에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다. 초기에는 두통과 불안증세 등이 나타나다가 호흡곤란, 환각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은 3∼12주 사이에 발현된다. 영국은 광견병이 유행하는 나라는 아니다. PHE에 따르면 2000∼2017년 사이 영국에서는 5명의 감염자가 보고됐다. PHE 면역화 부서 수장인 매리 램지는 성명을 통해 “광견병 바이러스가 있는 나라를 방문할 때는 예방에 집중하라는 중요한 신호”라며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힌 부위 또는 동물이 핥은 부위는 비누 거품을 충분히 묻혀 물로 씻은 후 지체 없이 의학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 9월 미국에서는 광견병 바이러스를 보유한 박쥐 사체가 발견된 바 있다. 광견병은 전 세계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95%가 아프리카나 아시아 대륙이다. 감염 원인의 99%는 개에게 물리는 것이지만 박쥐도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 매개체 중 하나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