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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레인지로버 LWB 시승기

‘호사(豪奢)스럽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차 값 2억 원이 넘는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레인지로버 LWB(롱 휠 베이스)’ 얘기다. 최근 외곽순환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경기도 국도 등에서 이 차를 시승해 봤다. 사실 승차감도 승차감이지만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묵직한 문짝을 여는 순간부터 입이 떡 벌어졌다. 최고급 가죽 및 우드 베니어로 마감한 인테리어를 자신도 모르게 쓰다듬게 만든다. 차를 타는 순간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전장×전폭×전고는 5200×1983×1868㎜로 뉴 레인지로버 스탠더드 휠베이스보다 200㎜ 길다. 특히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의 간격이 길어, 뒷좌석 탑승객을 위한 차라 할 수 있다. LWB는 문자 그대로 ‘휠베이스가 길다’는 의미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3120㎜로, 3m가 넘는다. 뒷좌석 레그룸(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도 186㎜ 넓혔다.

뉴 레인지로버 LWB는 기사를 두고 뒷좌석에 타는 쇼퍼드리븐 카(Chauffeur driven car)다. 뒷좌석은 마치 항공기 1등석을 연상시킨다. 모든 좌석이 히팅 시트 기능과 쿨링 시트 기능을 갖췄다. 마사지 기능도 롱휠베이스 모델에서는 전 좌석으로 확대됐다. 10.2인치 모니터가 달린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탑재됐다. 세계적인 오디오 업체 메리디안의 3D 서라운드 오디오 시스템은 1700W 출력의 스피커 23개로 어느 좌석에서도 훌륭한 음질을 제공한다.

주행성능과 승차감은 단연 최고급이었다. 이 차는 8기통 5ℓ 슈퍼차저의 강력한 엔진을 달고 있다. 중량이 2.6t이나 나가는데도 제로백(시속 100㎞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5.9초다. 기어가 다이얼식 노브로 돼 있고, 스포츠카 급의 민첩성은 아니더라도 덩치에 비해서는 상당히 민첩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노면 및 주행여건에 따라 차량의 세팅을 버튼 하나로 바꿀 수 있는 ‘터레인 리스폰스(Terrain Response)’ 기능도 탑재돼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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